주식 시장에 투자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3월 26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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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토스 사용자 1,0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21년 1월 진행)

[해외 주식투자 ‘120조원 시대’]국내 증시에 ‘배신’ 당한 개미들, 롤러코스트 장세에도 나스닥으로 몰렸다

정보기술(IT) 업종에서 일하는 회사원 백남정(53)씨는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 3년차다. 2020년부터 여윳돈 2000만원을 짬짬이 미국 주식에 투자해 지금껏 40%대의 수익률을 냈다. 그가 500달러대일 때 매입한 테슬라 주가는 지금 890달러대다. 백씨는 “너무 올라서 비싸다고 할 때 가치투자를 염두에 둔 게 주효했다”며 “장세가 안 좋은 요즘은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팔고 관망 중이지만 향후 중국이나 베트남 증시에 투자해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를 뒤흔든 해외 증시 투자 열풍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국의 통화 긴축 본격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등 우려로 하락장인 상황에서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지금이 매수 타이밍 아니냐”는 서학개미들의 글로 홍수를 이룬다. 지난 설 연휴 때도 이들은 미국 기술주(株) 등을 쓸어담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 3억6221만 달러(약 4340억원)어치 등을 집중 순매수했다.

“해외 주식 버티면 결국 수익 나더라”

이들 사이에서 지난해까지 축적된 ‘해외 주식이 국내 주식보다 낫더라’ ‘흔들리지 않고 버티면 결국 수익이 나더라’는 인식이 워낙 강한 데다, 2020년 잘나갔던 국내 증시가 지난해 또 다시 박스권(특정 구간 내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현상)에 갇히면서 ‘동학개미’들의 피로감이 커진 상황이라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모든 투자자의 외화주식을 포함한 외화증권 보관금액(투자잔액)은 1년 4개월 만에 두 배인 1005억9000만 달러(약 120조원)가 됐다. 서학개미들의 투자 러시에 외화주식 보관금액이 779억1000만 달러(약 93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65.6% 증가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힘입어서다.

지난해 외화주식 결제금액 역시 3984억7000만 달러(약 477조원)로, 전년보다 100.9%나 급증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 1월(첫째~셋째 주) 하락장 때 서학개미들은 하루 평균 전월보다 16.9% 증가한 1억2598만 달러(약 1509억원)어치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여전한 화력을 보여줬다. 미국 주식은 지난해 보관금액이 677억8000만 달러로 전체 외화주식의 87%라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홍콩 4%, 일본 3.5%, 중국 3%). 2020년 373억4000만 달러에서 81.5% 급증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154억6000만 달러) ▶애플(50억3000만 달러) ▶엔비디아(31억20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2억70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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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email protected]

그사이 개인들이 국내 주식을 내내 외면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동학개미의 국내 증시 순매수액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해 76조원가량으로 전년(약 63조8000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였다.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 카카오 등의 우량주가 집중적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나온 수치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매도 우위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개인 순매수액이 수조원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코스피 탈출 행렬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2944.45로 시작해 2977.65로 막을 내렸다. 미국 나스닥(1만2698.45→1만5644.97)은 물론이고 일본 니케이225(2만7258.38→2만8791.71), 중국 상해종합(3502.96→3639.78)보다도 못한 지수 상승률이었다. 코스피에 1년 투자해 은행권 예·적금 금리만도 못한 1.1% 수익률을 거둘 동안 나스닥으로 눈을 돌렸다면 23.2%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얘기다. 동학개미들이 하반기 들어 금리 인상 등 악재까지 나오자 미련 없이 해외 증시로 향한 이유다. 악재가 같더라도 전망이 좋고 우상향 흐름이 안정적이던 해외 증시가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학개미인 주부 한아름(38)씨는 국내 주식 시장에 투자 증시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씨는 회사원이던 2015년 무렵 중국 증시 투자로 발을 들인 뒤 2017년 이후로는 미국 증시에만 장기 투자 중이다. 지금은 애플 주식 2억원어치 등 부동산을 제외하고 5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했다. 한씨는 “국내 증시는 시가총액이 다른 주요국 증시 대비 너무 작아 기관과 외국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고, 같은 하락장이더라도 변동성과 위험성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기금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각각 25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자 최고 우량주인 삼성전자마저 계속 타격을 입은 게 대표적이다.

동학개미들은 제도적 한계 때문에 국내 증시가 자본력 약한 개인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일 수밖에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한다. 신모(47)씨는 “공매도 제도가 손질되지 않는 한 국내 증시는 기관과 외국인의 놀이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팬데믹으로 2020년 3월 전면 중단 조치됐다가 지난해 대형주를 중심으로 일부 재개된 국내 공매도 제도에서 기관·외국인은 상환 요구를 받을 때만 응하면 돼 사실상 상환 기간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개인은 90일 안에 의무적으로 상환(만기일에 상환 후 다시 빌려야 기간 연장 가능)해야 한다. 그나마도 개선된 제도가 지난해 11월 시행되기 전까진 상환 기간이 60일 이내였다.

개미가 불리한 구조적 한계 개선해야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제조업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상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들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 취약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발 악재에 유가가 오르면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주식 시장에 투자 국가의 증시가 상대적으로 더 약세를 보인 것”이라며 한국과 함께 최근 하락폭이 심했던 인도 증시를 예로 들었다. 이외에 국내 상장사들이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영진이 보유 지분을 상장 직후 대량 매도하면서 주가 폭락을 유발, 논란을 낳았던 카카오페이가 대표적 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email protected]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 등 해외 증시가 상승장일 동안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개미들 사이에 투자심리도 양극화됐다”며 “당분간 미국 증시 등으로 투자 수요가 계속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국발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테이퍼 텐트럼(선진국의 통화 긴축이 신흥국의 통화 가치와 증시 급락을 일으키는 현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들을 한국보다 선진국 증시로 향하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해외 증시 역시 변동성이 커졌기에, 서학개미들의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하루 지수 변동폭의 2~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등 변동성이 한층 큰 상품도 많다. 지난해 말부터 이런 상품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서학개미라면 지금쯤 적잖은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월가의 유명 투자 전략가 데이비드 로치 인디펜던트스트래티지 창업자는 1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최근 변동성이 커진 점을 고려하면 미국 증시가 약세장에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글로벌 고용 부진이 이어질 경우 투자심리 개선도 지연될 것”이라며 “해외 증시가 2차 하락장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국내 ETF 순매수 상위 10종목 가운데 해외형이 7개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자는 국내 상장 ETF를 9조7347억원 순매수했다. 연간 기준 사상 최대다. 개인 순매수 1위는 중국 전기차 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로 2조400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 6위인 현대차(2조3788억원)를 넘는 규모다.

이어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S&P500도, TIGER 차이나항생테크 등이 인기를 끌었다. 모두 미국의 나스닥지수 등 해외 주가지수를 추종하거나, 미국·중국 등 해외 주식시장 상장 기업을 전기차 등 테마별로 담아 놓은 상품이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성장성이 높은 해외 테마나 미국·홍콩 지수에 투자하려는 개인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해외형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ETF는 특성상 여러 종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싶지만 해외 주식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투자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같은 이유로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ETF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한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였고, 그 다음이 TQQQ(ProShares UltraPro QQQ)라는 ETF였다. 이 상품은 미국 나스닥 100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러지 ETF다. 이 외에도 국내 개인 투자자는 S&P500지수를 따라가는 SPDR S&P500 ETF 등을 대거 매입했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미국에 상장된 TQQQ는 지난해 약 83% 올랐고, 국내 증시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지난해 수익률이 약 60.5%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해외형 ETF의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주식 시장에 투자 주식 시장에 투자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외 증시에 상장된 해외형 ETF를 담으면 이런 수고를 덜 수 있다”며 “특히 인공지능(AI)이나 전기차, 2차전지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신기술을 주도하는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시장에 투자

첫째는 시장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이 언제 오를 것이고, 주식이 언제 오를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면 장기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 강남의 부동산이 오를 때는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고, 국내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국내펀드에 투자하고 중국주가가 오를 때는 중국 펀드에 투자하면 된다.

예를 들어 2005년에 코스피지수가 54.3% 상승한 국내주식 펀드에 투자하고, 2006년에는 중국 펀드에 투자한 사람이 있다면 2년만에 두 배 이상의 자산가치의 상승을 경험했을 것이다. 2006년 하반기에 돈을 빼서 베트남 펀드에 투자했다면 아마 수억은 더 커졌을 것이다.

이럴 수 있다면 이 투자자는 10년 안에 수백억, 수천억대의 부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2005년의 성과를 보고 2006년에 국내펀드에 들어갔다가 낭패를 봤고, 2006년의 성과를 보고 중국 펀드에 들어갔다가 고전하는 것이 현실이다.

1980년~1990년까지 미국 S&P 500 지수가 연평균 수익률은 17.6%였다. 미국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고성장 시기였다.

하지만 이 기간 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10일 동안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전체 수익률은 12.65%,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20일 동안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전체 수익률은 9.3%, 30일 동안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전체 수익률은 6.5%에 불과하다.

10년간 지속적으로 투자한 사람은 17.6%의 수익을 거두었겠지만 자신의 예측으로 만약 그 10년 즉, 3,650일 중 0.8%에 해당하는 30일을 쉬었다면 전체 수익률은 6.5%가 된다는 것이다. 누가 이런 예측을 할 주식 시장에 투자 수 있겠는가? 누군가는 말했다.

“신은 인간에게 예지능력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고.

둘째, 돈 버는 것은 시장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전설적인 투자가 트위드 브라운의 분석에 의하면 “투자수익의 80~90%는 전체 보유기간의 2~7% 사이의 기간 동안 발생한다”고 한다.

장기투자를 주창하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투자규칙 1조를 ‘돈을 잃지 마라’ 규칙 2조를 ‘규칙 1조를 잊지 마라’로 정했을 만큼 잃지 않는 것을 중요시했다.

그래서 장기투자자들은 배당투자를 선호하고, 펀드매니저 본인이 잘 아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은 분명히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언제 시장이 나에게 돈을 벌어줄 것인가에 대한 것은 시장에 맡긴다. 이것이 초보 투자자와 전문 투자자의 다른 점이다.

흔히 고스톱을 하다보면 초보자들이 따는 경우가 많다. 이를 '주식 시장에 투자 Biginner's Fortune'이라고도 하는데, 주식투자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다. 초보자들은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투자를 시작해 단기간에 조금 이익을 실현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주식투자의 고수가 되었고, 스스로의 투자방법이 훌륭하다고 착각하며 좀더 큰 돈을 투자하고, 호황이 끝나면 큰 실패를 겪는다. 초보자가 고스톱에서 조금 딴 후에, 점당 단가를 높이다 큰돈을 잃는 것과 같다.

진정한 프로들은 잃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면서 시장이 벌어주는 것을 기다린다. 그러려면 장기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

재무컨설팅 칼럼을 게재하고 있는 '에셋비'의 김태남 FP(Financial Planner)가 메디칼타임즈 독자들을 위해 개인 재무설계, 자산 부채관리, 수입지출관리, 펀드, 변액보험, 보장성보험에 대해 무료로 1:1 재무컨설팅 상담서비스를 실시합니다.

주식시장에도 90년생이 온다

“우리는 모두 주식회사와 어느 정도의 연관을 맺고 살아간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의 편집장이자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를 번역한 조진서 기자의 말입니다. 그는 이 책의 역자 서문을 통해 이렇게 덧붙입니다.

“회사원들은 대부분 주식회사에 소속되어 월급을 받는다. 소비자는 주식회사가 만들어 파는 물건과 서비스를 시장에서 구매한다. 길거리의 광고판에는 온통 주식회사들의 이름이 가득하다. (…) 설령, “나는 절대 주식투자 같은 건 안 해”라고 선언하는 사람이라도, 재산의 상당 부분은 국민연금과 같은 각종 연기금과 보험, 펀드를 통해 전 세계 주식회사들에 간접 투자되어 있다. 현대인의 삶은 이렇게 주식이라는 제도에 꼼꼼히 얽혀 있다. 미래에는 주식과 주식회사의 사회적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좋으나 싫으나, 우리는 주식회사와 주식이 뭔지를 이해해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 로데베이크 페트람 지음, 조진서 옮김,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 p.24-25

한편 한국 주식시장에는 그동안 오명이 있었습니다. ‘개미지옥(개인투자자에게는 무덤과 같은 시장)’, ‘박스피(10여 년 동안 정체된 지수)’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고요. 정보의 비대칭성, 변동성에 취약한 시장 환경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수익을 내기 힘든 시장이었죠.

얼마 전에는 2019년 8월에 제출된 서울대의 인류학 석사 학위 논문이 학계를 벗어나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 개인투자자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를 하는가? 》라는 주제로 논문을 쓴 김수현 연구자는 개인투자자가 금융상품 매매를 통해 실패하는 과정을 세 단계로 설명합니다.

  • 개인투자자는 ‘초심자의 행운’을 통해 금융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 개인투자자는 본격적으로 자본을 투입하고 규모를 늘리지만, 자신의 선택이 맞을 것이라는 과신과 확증 편향에 빠진다.
  • 마지막으로 투자종목의 실적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만 투자자는 몰입 상승의 편향에 빠진 채, ‘물타기’ 기법을 써서 손실규모를 키운다.

참고로 위 논문의 연구 대상은 대부분 40~50대 중년 남성이었습니다. 그럼 지난해 ‘동학개미운동’과 더불어 시장에 막 참여한 20~30대 젊은 투자자들은 기존 세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토스는 얼마 전, 20~30대 사용자 1,0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를 공유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설문조사와 별개로 주식투자를 하는 1990년대생 세 분을 따로 모셔, 보다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각각의 답변 순서는 글의 맥락에 맞춰 재구성하였으며, 이들의 의견은 개인투자자 전체 및 회사의 의견을 대표하지 않음을 미리 주식 시장에 투자 밝힙니다.

△ 2030 토스 사용자 1,0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21년 1월 진행)

“적금 이율이 너무 낮으니까요”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23살 대학생 이혜준님은 2020년 3월에 처음으로 주식계좌를 만들었습니다. 60만원으로 시작하여 돈을 조금씩 더 넣어서 현재는 대략 500만원 미만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부모님 영향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주식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팬데믹이 한창 심해질 때 계좌를 만들었어요. 그때 제약 주식으로 시작했고, 요즘은 항공 분야에도 관심이 있어요.”

△ 혜준님, “제가 사고 싶은 주식 위주로 사요. 유튜브를 너무 철썩 믿고 사거나 팔기엔 위험 부담도 크고요. 제 돈인데, (유튜버가) 책임지지 않을 거잖아요.” (사진: 여인욱)

부모 세대를 통해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나 처음 시작한 때는 이정윤님도 비슷합니다. “대학생 때나 인턴 때만 해도 아버지는 주식에 절대 손대지 말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돈을 모으니까 이제는 해도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투자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2020년 7월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어요.

정윤님은 현재 AI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3년차 마케터입니다. 국내주식에만 1,000만원 정도 투자 중이고요. 주변 또래들도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코로나 영향도 있겠지만, 제 또래나 사회생활 2~3년차가 이제 돈을 모으면서, 이걸 어떻게 굴릴까 고민하는 타이밍인 것 같아요. 주식과 주택청약만 가지고 있고, 적금은 아예 없어요.” 심지어 혜준님은 가지고 있던 적금을 깨서 주식계좌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적금 이율이 아무래도 너무 낮으니까요. 그럴 바에는 주식 시장에 투자 그냥 투자를 하자고 생각해서 해지했어요. 최근에 가입한 펀드도 원래 적금에 들어있던 돈인데 지난주에 해지하고 바로 펀드로 옮겼습니다.”

현재 홈쇼핑 기업에서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직장인 강승훈님은 상대적으로 주식투자를 일찍 접했습니다. 그는 경영학부생으로서 기업을 이해하는 것이 기본인데, 기업을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도구는 ‘주식’이라 여겨 학부 때 주식 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그 동아리에는 두 가지 재미난 점이 있었어요. 우선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려면 무조건 2,000만원 규모의 폐쇄형 펀드에 가입해야 했어요. 출자금도 내야 했고요.”

동아리보다는 주식회사에 가까워 보입니다. “실제로 저희는 동아리 회장 대신 ‘대표’라고 불렀어요. 대표, 전무, 이사… 이런 식으로 직함을 나누고 연초에 주총도 열었어요. 그렇게 2년 넘도록 폐쇄형 펀드를 직접 운영했고요. 격주마다 종목 세미나를 했어요. 그 세미나가 있는 날에 모두가 스터디를 하는 셈이죠. 그때 활동 덕분에 ‘지수(index)’ 개념을 익히면서 투자의 중요성과 매력을 깨닫게 되었어요.”

2011년부터 투자를 시작한 그의 운용 자금은 국내주식 1,500만원, 해외주식 2,500~3,000만원입니다. 그리고 소액을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월급 중 5%는 청약 통장, 10%는 적금,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투자금으로 쓰고 있습니다. 전체 포트폴리오 중 주식은 약 40%를 차지하고 있고요.

△ 정윤님, “제 또래나 사회생활 2~3년차가 이제 돈을 모으면서, 이걸 어떻게 굴릴까 고민하는 타이밍인 것 같아요.” (사진: 여인욱)

저희가 만난 세 명의 투자자가 외부 채널을 통해 얻는 정보를 대하는 태도는 각각 다르지만, 대체로 신중했습니다. “ 제가 사고 싶은 주식 위주로 사요. 유튜브를 너무 철썩 믿고 사거나 팔기엔 위험 부담도 크고요. 제 돈인데, (유튜버가) 책임지지 않을 거잖아요. ” 물론 혜준님도 한때 ‘주주 단톡방’에 들어가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단톡방) 따라서 사다 보니 수익이 주식 시장에 투자 나더군요. 몇 달 후에 추천 종목을 샀는데, 그게 너무 떨어진 거예요. 돈을 너무 잃어서 그 후에는 안정적인 주식, 제가 사고 싶은 주식 위주로 사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투자 10년차인 승훈님에게도 아픈 경험이 있었습니다. “2017년 초, 대학생 때 유료 리딩방을 경험한 적이 있어요. 6개월 정도 그 방에 있었는데 초반에는 도움이 됐어요. 종목을 집어주거든요. ‘언제 들어가라’, ‘언제 빠져라’ 등등. 근데 타이밍을 한 번 놓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나름 장기 투자로 갈까 했는데, 수익률도 안 좋았어요. 결국 손해만 보고 나왔죠. 꽤 어려웠어요.”

90년대생의 이런 경험은, 뉴스나 지인 추천을 통해 종목을 발견하더라도 스스로 다시 리포트를 보며 학습하고 판단력을 기르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걸로 보입니다. “언론에서는 ‘영끌’이니 ‘빚투’라고 비하하기도 하죠. 하지만 제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꼭 공부해야 한다는 논리는 아니에요. 지금은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산업과 경제를 공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껴요. “

승훈님이 유튜브나 팟캐스트, 라디오, 리서치 센터, 오픈 카톡방 등을 두루 활용하며 투자를 생활의 일부로 여기는 데는 이런 이유도 있습니다. “ 비록 제가 학부생 때부터 투자를 해왔지만 조바심이 나기는 마찬가지거든요. 조바심을 내지 않으려면 금융의 큰 메커니즘과 역사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경제 관련 뉴스나 유튜브, 산업 분석 리포트는 자연히 보게 되는 것 같아요.”

△ 2030 토스 사용자 1,0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21년 1월 진행)

“요즘은 정말 좋아하는 회사에만 투자하려고 해요”

그럼 90년대생을 비롯한 밀레니얼 세대는 왜 주식투자를 할까요? 예금과 적금 대신 주식 계좌로 돈을 옮겼다는 혜준님과 정윤님의 대답은 그런 측면에서 비슷합니다. “주식은 저축 이상의 의미라고 생각해요.” “저축보다 조금 나은 것, 예금보다 조금 더 가치 있는 것? 이제는 제 월급의 20% 정도씩 계속 주식계좌에 넣고 있어요.”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가 비단 저금리 환경 때문만은 아닙니다. 승훈님은 ‘기회의 평등’을 언급했습니다. “크게 3가지 이슈가 있다고 생각해요. 첫째,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죠. 둘째, 우리는 초저금리 시대에 살고 있어요. 이런 환경에서 저축만으로 돈을 모으긴 쉽지 않기 때문에 주식은 재테크를 위한 필수 수단으로 자리 잡았어요. 셋째, 주식은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는 영역이기 때문이에요. 결과의 평등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공부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이 있거든요. 우리 세대는 초양극화, 유래 없는 취업난, 고위 공직자의 부정부패 속에 자랐어요. 그나마 주식이 오로지 본인 뜻대로 하여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영역이라 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기회의 평등이라는 말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두에게 주어진 기회지만, 기회의 크기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승훈님은 개인마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각자의 투자 원칙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주식시장은 여전히 정보의 비대칭성이 강한 시장이에요. 그리고 사람마다 주어진 기회의 덩어리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기회의 크기를 스스로 좁히지 않으려면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명확히 세워야겠죠. 우리는 2016~2017년의 비트코인 열풍을 보고 자란 세대이면서, 동시에 유튜브나 인스타를 통해 큰돈을 버는 게 쉬워 보이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어요. 일확천금에 대한 욕심이 어쩌면 당연할 수 있죠. 하지만 그런 흐름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스스로 시장을 분석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 승훈님, “주식시장은 여전히 정보의 비대칭성이 강한 시장이잖아요. 스스로 주어진 기회의 크기를 좁히지 않으려면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명확히 세워야겠죠.” (사진: 여인욱)

주변 친구들이 어떻게 주식투자를 하는지 듣다 보면, 기업 브랜드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브랜드가 확실해요. 그래서 주식을 사고 싶다는 마음까지 생기더라고요. 요즘은 정말 좋아하는 회사에만 투자하려고 해요. 진짜 지지하는 마음으로요. ” 참고로 혜준님은 최근에 애플 펜슬을 샀습니다. “제 주변 친구들을 보면 기업 덕질하듯이 주식을 사요. 소액이긴 하지만, 블랙핑크를 좋아한다고 소속사의 주식을 사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흐름은 작년 10월 중순에 상장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BTS의 팬을 비롯한 개인투자자가 꾸준히 매수한 현상에도 적용됩니다.

승훈님은 주식투자가 나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동시에 퍼스널 브랜딩 수단처럼 느껴진다고도 말했습니다. “마치 애플 제품을 쓰고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는 행위가 ‘나’라는 사람을 대변하는 것처럼요. 투자하는 친구나 후배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어떤 종목에 투자했는지가 곧 본인의 브랜딩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저는 한때 풍력 발전 회사의 주식을 샀던 적이 있어요. ‘환경’과는 거리가 먼, 미니멀리스트보다는 맥시멀리스트에 가까운 제가 왜 이 회사의 주식에 관심을 가졌을까요? 당시 ESG나 환경 관련 책을 읽으면서 이쪽 분야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충분히 참여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느꼈거든요.”

(사진: 여인욱)

“이제는 MTS의 개념을 새로 정의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세 명의 투자자에게 현재 사용하고 있는 MTS(mobile trading system) 환경에 관해 물었습니다. 계좌 개설은 쉽게 했었을까요? 혜준님이 잠시 뜸을 들이며 말했습니다. “코로나가 막 터졌을 때 비대면으로 계좌를 만들었는데 쉽지 않았어요. 당시 제가 거래하던 증권사는 연락이 잘 되지 않아서 전화만 몇 통하면서 10분 이상 기다리고… 계좌 만드는 데만 일주일은 걸린 것 같아요. 그새 제가 사려던 주식도 꽤 올랐고요!” 그새 억양이 높아졌습니다.

상황은 정윤님도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무슨 앱을 깔아야 하는지도 몰라서, ‘증권 계좌 만드는 법’으로 열심히 검색했어요. 앱이 몇 개 있길래, 주변 친구들은 주로 뭘 쓰는지 또 물어봤죠.”

다들 증권 계좌를 어렵게 만들었을 겁니다. MTS는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을까요? 정윤님은 그 많은 기능 중 무엇을 주로 확인할까요? “주가요.” 단호하고, 짧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기존 MTS는 스마트폰 가로 화면으로 봐도 좁고 불편해요. 거래량도 잘 안 봐요. HTS는 한 번도 쓴 적이 없지만, HTS 화면을 그대로 모바일에 욱여넣은 것 같아서 잘 안 보게 되더군요. 필요하면 그냥 네이버로 직접 검색해서 그래프나 추이를 보기도 해요.” 그럼 정윤님에게 처음에 주식투자를 권한 부모님은 HTS를 사용하고 있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부모님도 이제는 핸드폰으로 거래하시더라고요.”

홈쇼핑 업계에서 일하는 승훈님은 MTS를 모바일 테일링 시스템(mobile tailing system)에 비유했습니다. “ 이제는 MTS의 개념을 새로 정의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주식을 ‘소매업’으로 본다면 이커머스의 한 형태로 접근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령 내가 사려는 상품의 상세 페이지 역할은 기업 리포트가 하고, 주식을 사는 행위(매수)가 곧 구매인 셈이죠.”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는 승훈님도 MTS에서는 매수와 매도 기능만 사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여인욱)

이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MTS의 모습이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토스를 사용해 처음 송금했을 때의 그 느낌이 그대로 왔으면 좋겠어요. 복잡하지 않고, 절차도 단순하고, 앱 디자인도 직관적이고. 제 친구들도 좀 예쁜 증권 앱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들 해요.” 정윤님의 말처럼 심플한 디자인은 토스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한편 증권거래 서비스는 대규모의 트래픽과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과 보안이 중요하기도 합니다. 승훈님은 2030뿐 아니라 중년 고객층에게도 이런 니즈가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브랜딩의 영역에 달려 있다고 봐요. 대부분의 핀테크 기업이 신규 서비스를 런칭할 때,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초기 고객을 모을 때는 2030 사용자층이 상대적으로 쉽고 재미도 있어요. 그런데 비즈니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객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 같아요. ‘이 서비스가 정말 믿고 신뢰할 만한 플랫폼인지, 그 이미지를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하겠어요. 토스가 어떤 식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궁금해요.”

△ 2030 토스 사용자 1,0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21년 1월 진행)

저희가 나눈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는 흔히 작고 힘없으며 떼 지어 다니는 ‘개미’에 비유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개미는 의외로 지능적이며 성실하고 자연 생태계에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개인투자자 덕에 2020년의 한국 증시는 이례적으로 호황이었습니다. 팬데믹 악재로 인해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급락했지만 이내 반등했죠. 급락장 뒤에는 외국인이 팔아치운 매물을 그대로 받아낸 개인투자자들이 있었습니다.

주식시장은 제로섬 게임입니다. 승자가 있는가 하면, 필연적으로 패자도 있죠. 이런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때때로 승리할 수 있을까요? 상황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점만은 확실합니다. 앞으로 90년대생 투자자들이 보다 건강한 투자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 어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주식 시장에 투자

New York / 출처=Photo by Miikka Airikkala on Unsplash

[팍스넷뉴스 심두보 차장] 미국 투자 열풍입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미국 주식 투자가 개인 투자자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다수의 국내 증권사는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미국 주식에 대한 여건도 크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투자 시간, 환전, 세금 신고 등의 제약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죠. 증권사들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편의성을 높이는 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초부터 미국 주식 시장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월부터 이란 브랜드를 달고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입점해 미국 주식 시장에 대한 분석 콘텐츠를 만들고 있고, 국내 유수의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있기도 합니다. 약 1년 동안 미국 주식 시장을 공부하고 바라보면서 '우리가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점차 선명해졌습니다. 오늘은 다섯 가지 이유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주식 시장에 투자

①세계의 절반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입니다. 10대 경제강국이지만, 그 명성에 비하면 주식 시장 규모는 그리 큰 편은 아닙니다. 미국 주식 시장은 어떨까요? 그 수치는 압도적입니다. 미국 주식 시장은 글로벌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중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주식 시장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니 이 주식 시장의 규모와 안정성, 그리고 다양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②글로벌 최고 기업의 집합소

거대한 미국 주식 시장에는 최고 수준의 투자은행 전문가가 바글바글합니다. 유동성 또한 최고죠.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는 것은 글로벌을 상대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를 모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미국 증시에서 인정을 받는다면, 그 기업의 시가총액은 다른 국가에 상장했을 때에 비해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 중 규모가 크고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곳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합니다. 한국의 경우 쿠팡을 그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③극강의 투명성

미국 주식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바로 그 투명성입니다. 미국 규제당국은 투자자 보호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상장사에게 방대한 정보를 요구합니다. 즉, 기관투자자와 일반 투자자 간 정보 불균형,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 문제가 현저히 작습니다. 기업 역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자와 소통합니다. 회계적 지식이 없는 투자자를 위해 매 분기 요약된 버전의 보고서를 내고 있으며, CEO는 해당 보고서에서 대부분 기업의 전략과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구어체로 이야기합니다.

④실적에 집중

투자자는 기업 활동과 실적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대주주의 숨겨진 의도와 세밀한 움직임, 승계 구도, 시장에 떠도는 루머 따위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아쉽지만 국내 주식에 투자한다면 앞서 언급한 다양한 이슈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때론 후계자가 누구인지, 언제 승계가 이뤄지는지, 특정 계열사의 대주주가 오너 일가인지가 국내 기업의 주가에 실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이런 정보는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주관적 시각을 섞어 해석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 주식 시장에서는 오롯이 기업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⑤강력한 확장성

국내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좋은 지역은 서울입니다. 더 지엽적으로 보면 강남이죠. 글로벌 기업에겐 미국이 그러한 지역입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소비자 파워를 지니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 하나만으로도 수십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형성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또 미국 시장에 안착했다면 다음 단계로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용이합니다. 가령 배달 플랫폼인 도어대시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뒤 전 세계로 그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미국 주식 투자가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합니다.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직접 접할 수 없는 수많은 미국 기업이 어떤 곳인지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언어 장벽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증권사들이 더 쉬운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 주식 시장 정보가 더 빠르게 국내 투자자들에게 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투자자가 지닌 핸디캡도 조금씩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또 이 핸디캡은 장기 투자와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근로소득만으로 목표하는 부의 규모를 이루기 힘든 시대입니다. 조금씩, 그리고 확실히 미국 주식에 대해 공부하고 시장을 관찰한다면, 분명 미국 주식은 자산을 증식하는 좋은 수단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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