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3월 14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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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975억 몰렸다…'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피의자가 운행한 차량(왼쪽)과 안방 금고에 있던 현금들.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정상적인 FX마진거래 사이트처럼 속이고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불법 FX마진거래 사이트 운영해 118억 챙긴 20대 2명 구속

경찰이 적발한 불법 사설 FX마진거래 사이트.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찰이 적발한 불법 사설 FX마진거래 사이트.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불법 사설 외환 차익거래 사이트를 운영해 부당이득 118억원을 챙긴 혐의(도박공간개설 등)로 20대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월 사설 FX마진거래 사이트를 만든 뒤 올해 2월까지 1년 넘게 해당 사이트를 운영해왔다. 그동안 회원 1만1000여명으로부터 1975억원을 받아 수수료 118억여원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FX마진거래는 두 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거래다. 예를 들어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달러를 사는 동시에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엔화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특정 해외 통화의 변동성을 예측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금융투자업 인가를 취득한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A씨 등이 운영한 사이트는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은 사설 사이트였다. 이들은 회원들이 1~5분 정도 짧은 시간 내 환율 등락에 돈을 걸도록 했다. 맞추면 수수료 13%를 뺀 뒤 투자금의 1.87배를 지급했다. 틀리면 한 푼도 주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우연에 기대어 재물을 걸고 내기를 하는 거다. 일종의 홀짝 게임과 비슷한 도박 행위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수개월 내 회원 1만 명 유치”

피의자 휴대전화에 회원들로부터 입금받은 베팅금 내역을 확인하는 장면.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A씨 등 3명은 모두 20대 후반이라고 한다. 유사 전과가 1건 이상씩 있는데, 이들은 다른 사설 FX마진거래 사이트에서 지점장 등을 하다가 서로 알게 된 사이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고 문제가 된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본사-총판-지사-지점 구조를 갖추고, 유튜브·블로그로 홍보하는 등 다단계식 운영을 해왔다”며 “FX마진거래 사이트가 쉽고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돈벌이 수단인 것처럼 광고해 수개월 내 1만 명 넘는 회원을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 일당은 벌어들인 돈으로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등 고가의 수입차를 끄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이 가진 수입차와 부동산 등 40억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했다. 기소 전 몰수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 몰수 대상인 불법 수익 재산을 맘대로 처분하지 못하게 하는 법원 처분을 뜻한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2019년 5월부터 현재까지 A씨 등이 운영한 사이트 등 불법 FX마진거래 사이트 5곳을 적발했다. 이들은 “합법 투자, 간편한 투자”라며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회원을 모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 사이트 범행 규모를 합하면 가입 회원 16만여 명, 입금액은 1조 3000억원이다. 사이트 운영자 등 적발된 사람 238명 가운데 5명이 구속됐다. 이들의 범죄수익은 11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박과 투자는 달라요…‘파인’ 확인해야

금융감독원의 '파인'(fine.fss.or.kr)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에서 금융당국의 인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파인 캡처

금융감독원의 '파인'(fine.fss.or.kr)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에서 금융당국의 인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파인 캡처

경찰은 “도박과 투자를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는 뉴스 등을 접한 뒤 잘 알아보지도 않고 FX마진거래에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5년 대법원은 금융당국 인가 없이 단기간 환율을 예측해 돈을 거는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방식의 거래는 “일종의 게임 혹은 도박에 불과하다”고 판결했다.

김성택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는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받은 정상업체인지를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 등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5분 이하 짧은 시간 안에 방향성을 맞추고 손익을 정산하는 유형은 십중팔구 도박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email protected]

FX 마진거래

판도라페이퍼스에 불법 'FX마진거래' 조직 다수 발견

2021년 12월 16일 15시 19분

2021년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12월 16일 15시 19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2021년 10월 4일부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주관으로 전세계 600여 명의 언론인과 함께 <판도라페이퍼스: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2021>프로젝트 결과물을 차례로 보도합니다. 국제협업취재팀은 트라이던트 트러스트, 알코갈, 아시아시티 트러스트, 일신회계법인 및 기업컨설팅(홍콩) 등 14개 역외 서비스업체에서 유출된 1190만 건의 문서를 입수해 취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뉴스타파는 판도라페이퍼스의 조세도피처 고객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FX마진거래와 코인 거래 관련 역외 법인 9개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FX마진거래 관련한 회사는 포스코인, 오션크리스트레이드, 마이라이프엔터프라이즈 등 6개다.

이 6개 조세도피처 페이퍼컴퍼니에는 모두 12명의 한국인이 이사(Director), 주주 또는 실소유주(Ultimate Beneficial Owner)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을 그룹으로 나눠보면 5개다. 이들은 2010년부터 2019년 사이에 벨리즈, 영국령버진아일랜드, 세이셸 등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만들었다. 역외서비스 업체 시티트러스트(Cititrust), SFM, OMC그룹 등이 이들의 법인 설립을 대행했다.

판도라페이퍼스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조세도피처 당국에 낸 법인설립 신청서에 외환거래업 허가증을 취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법인을 설립한다고 기재했다. 페이퍼컴퍼니에 외환거래업 허가를 받아놓고 한국에서 외환차익 거래 투자자를 모을 때 합법적인 해외 외환거래소와 제휴하고 있다고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역외회사 활용 사업 허가 취득 . 새로운 조세도피처 활용법

자산가나 법인들이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이유는 주로 검은 돈을 은닉하거나, 탈세, 불법 거래를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번 판도라페이퍼스 데이터에는 조세도피처를 악용하는 새로운 유형이 등장한 것이다.

이들 FX마진거래를 가장한 도박업자들은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사업 허가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역외회사를 설립해 해외 금융당국에서 인가받은 후, 합법적인 사업이라고 국내 투자자를 유혹해 사실상의 인터넷 도박, 유사수신, 사기 등에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FX마진거래란 두 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 팔아 그 차익을 얻는 일종의 파생상품 투자에 해당한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환차익거래는 아무나 할 수 없고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을 가진 투자자들이 인가된 사전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증권회사 또는 선물회사에서만 거래할 수 있다. 국내 거주자가 직접 해외 증권·선물회사를 통해 거래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

두 한국인 불법 외환업자, 똑같은 서류로 조세도피처 외환거래업 허가 신청

판도라페이퍼스 데이터에 등장하는 한국인 정헌재 씨는 역외서비스 업체 시티트러스트를 통해 지난 2015년 8월 홍콩에 포스코인 리미티드(FOS COIN LIMITED), 이듬해인 2016년 2월에는 또 다른 조세도피처인 벨리즈에 오션크리스트레이드 리미티드(OCEAN KRIS TRADE LIMITED)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포스코인은 홍콩달러 1만 달러를 주금으로 한 법인으로, 정 씨가 주식 50%를 소유했다. 2016년 2월 11일 설립된 오션크리스트레이드는 정 씨가 이사이자 지분 전량을 소유한 실소유주인 회사였다. 정 씨는 오션크리스트레이드 설립 일주일만인 2월 18일, 벨리즈 헤리티지국제은행(Heritage International Bank)에 법인계좌 개설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어 미화 10만 달러를 예치한 예금계좌를 개설했다. 계좌 개설 목적은 “벨리즈 당국으로부터 외환거래 라이선스를 받기 위함”이라고 돼있다. 이후 정 씨는 홍콩에 있는 솔포렉스라는 업체를 통해 벨리즈 당국에 라이선스 신청했다.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정 씨는 포스코인 지분을 함께 소유했던 채해수 씨 등의 소개로 싱가포르의 한 브로커 회사를 통해서 오션크리스트레이드를 벨리즈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벨리즈 금융당국에서 외환거래업 허가를 받은 후 1개월 만에 회사를 양도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회원 유치가 안 됐다. 회원들이 있어야 사고 팔고 수수료 수익도 나는데 회원 유치를 못 했다”라고 말했다.

판도라페이퍼스 데이터 분석 결과, 똑같은 행보를 보인 한국인이 또 나왔다. 역시 역외서비스 업체 시티트러스트를 통해 2015년 1월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1일 벨리즈에 마이라이프엔터프라이즈 리미티드(MY LIFE ENTERPRISE LIMITED)를 설립한 김영진 씨. 김 씨는 이 회사 지분 90%를 소유한 대주주이자 이사였다.

김 씨도 이 역외 법인 설립 5일 만인 1월 6일 벨리즈 헤리티지국제은행에 법인 계좌를 개설하고 미화 10만 달러를 예치했다. 법인계좌 개설 목적은 역시 벨리즈 외환거래업 라이선스 취득으로 기재돼 있었다.

홍콩에 있는 솔포렉스라는 업체를 통해 각각 조세도피처 벨리즈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후 현지 금융당국에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들이 제출한 신청서와 사업계획서 내용이 완전히 똑같았다는 것이다.

뉴질랜드 당국 인가 받았다는 솔포렉스, 알고보니 한국인 업자 소유

뉴스타파 취재진이 뉴질랜드 솔포렉스 법인 등기를 떼 보니 이 회사는 유영진이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지분 전량을 소유한 회사였다. 회사 홈페이지는 이미 경찰청이 불법 유해 사이트로 지정해 접속이 막혀 있었다.

유 씨는 IDS홀딩스와 비슷한 수법으로 FX마진거래를 빙자한 다단계 업체 ‘HM월드’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HM월드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16년 유사수신,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유 씨는 HM월드가 뉴질랜드 당국에서 정식으로 인가 받은 선물회사 솔포렉스를 통해 외환거래를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모집해 3천 명이 넘은 피해자들에게서 1660억 원 가량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솔포렉스 끼고 조세도피처로 간 불법 FX업자의 정체는?

불법 FX마진거래 업자 유영진 씨의 솔포렉스를 통해 조세도피처 벨리즈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벨리즈 현지 외환거래업 허가를 신청한 업자들은 누구일까. 뉴스타파 취재진은 판결문 검색 등을 통해 이 업자들의 과거 행적을 추적했다. 그 결과 이들이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외환차익거래, 파생상품 거래 등을 빙자해 유사수신 사기를 저질러온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정 씨는 국내에 오케이에셋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선물거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직접 선물거래를 해서 3개월마다 높은 이자를 주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정 씨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일당은 대구, 울산, 포항 등에 지점까지 열어 500여 차례에 걸쳐 32억여 원을 모았다. 이들은 결국 ‘유사수신 행위 규제에 대한 법률’과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춤추는 환율에…FX마진거래 또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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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환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올해 초에 비해 급감했던 FX마진 거래(외환 차익 거래)가 다시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FX마진 거래 대금은 66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로 나타났다. 지난 7~10월 5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FX마진 거래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FX마진 거래는 두 나라의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아 환차익을 남기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최대 10배까지 차입(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으로 통한다. 보통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거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달엔 미국 대통령 선거 영향으로 달러 인덱스가 94대에서 91대까지 내려가는 등 달러화가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던 지난 3~4월에 비해선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수준이다. 당시에도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차익 거래가 급증했다. 최근 거래액은 지난 3월(219억 달러)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FX마진 거래 규모가 올해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봄에 비해 급감한 것은 ‘불법’ 이미지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설 중개업체 때문이다. FX마진 거래를 이용하려면 개시 증거금 1만 달러(약 1,100만 원)가 필요하다. 이에 일반 투자자로부터 소액의 증거금을 모아 증권사에 증거금을 대신 납부해주는 ‘FX렌트’가 성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돈을 받은 뒤 실제 외환 거래는 하지 않고 도박 사이트처럼 운영하는 등 불법 사례가 나타나면서 논란이 됐다. 금융당국에선 FX렌트가 FX마진 거래 급증과 연관이 크다고 보고 지난 7월 초 사설 FX마진 거래를 집중 점검 대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와 투자자 사이에서도 FX마진 거래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 가령 KB증권은 지난 8월부터 FX마진 거래를 위한 신규 계좌 개설과 진입 주문을 금지했다. 당시 KB증권 측은 “투자 위험도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통해 고객 보호 차원에서 거래 업무를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FX마진 거래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중단 여부를 두고 고민이 크다는 후문도 나온다. 한 개인 투자자는 “최근 가상화폐나 주식 등을 통해서도 큰 차익을 남기는 사례가 많은데 구태여 FX마진 거래에 손을 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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